자격증 공부를 위해서 근처에 있는 Irvine Heritage Park Library라는 공공도서관을 찾아왔다. 한국은 주말이면 어떤 도서관이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출입 시에도 특정 정보를 등록하거나 시설이 좋은 곳은 한번 입력 후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여 출입티켓을 받아서 순서대로 입장할 수 있다. 미국의 도서관은 이런 첨단 출입 시스템이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출입 자체도 그냥 아무런 제재 없이 들어올 수 있고 한국처럼 독서실과 열람실 구분이 다른 룸으로 이루어져 있지도 않다. 그냥 같은 공간에 구역만 다르게 해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 일부, 아시안이 많은 지역은 열람실이 따로 만들어져 있기도 하다.
놀라운 점은 아무런 신분증이나 출입증 없이 그냥 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종 집 없는 노숙자들이 잠시 쉬어가고 씻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공부하다가 이상한 냄새가 나서 돌아보면, 노숙자가 앉아서 쉬고 있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열람실 형태의 공부하는 곳도 한국처럼 많지가 않고 Quiet Study Area라고 2개 좌석씩 벽에 붙어 10개 정도 위치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한국은 책이 있는 곳은 가방을 들고 들어가지 못하지만 여긴 아무런 상관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책 넣어서 들고 나갈 수 있다. 물론, 나갈 때 바코드 스캔에 걸릴 수도 있겠지만…
이런 친근한 서비스는 일반 대학도서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서 대학도서관에 들어가려면, 학생증이나 도서 출입증 같은 것이 있어야 들어가겠지만,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일반인도 아무런 제재나 등록 절차 없이 입장할 수 있는 도서관을 제공하고 있다. 필자는 MIT 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냥 들어가서 일반 학생들 공부하는 옆에 앉아서 랩탑으로 웹서핑을 하기도 했다.
도서관에서는 지역사회 (미국에서는 community라고 함)의 일반인,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열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스토리 텔링 프로그램, 세금 보고 시즌에는 세금 보고 관련 강의,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법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모두 무료이다.
그리고, 도서관 밖에 중고서적을 좌판 같은 곳에 널어놓고 판매하는 데 지키는 사람도 없고 구세군 박스 같은 돈 넣는 박스만 달랑 있고 책 한 권에 25센트란다.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 그중에 괜찮은 소설책들도 있어서 1달러 넣고 4권씩 들고 온다. 가끔 미안해서 돈을 더 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Irvine (얼바인)은 아시안들이 많아서 그런지 한국책, 일본책, 중국책 등도 눈에 띈다.
초고속 인터넷이나 첨단 시절은 한국이 우수한 면도 있지만, 이용의 편의성이나 자유로움은 미국의 좋은 점인 것 같다. 미국도 무선 인터넷(Wi-Fi)을 이용할 수 있지만 한국처럼 빠르지는 않다.
한국은 땅이 좁고 사람이 많아서 어쩔 수 없는 제재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듯하다.
미국도 해외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각종 규제가 곳곳에서 생겨나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아직 미국은 넓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나라이고, 공공도서관은 미국의 교육을 지탱하는 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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