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Searching
감독: 아니쉬 차간티 (Aneesh Chaganty)
주연: 존 조 (John Cho), 데브라 메싱 (Debra Messing), 조셉 리 (Joseph Lee) 외
러닝타임: 101분
개봉: 2018년 8월 29일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SNS 서스펜스 스릴러의 새 장을 열다!
필자는 평소 극장에서는 보통 대작 블럭버스터 영화나 액션, SF 영화를 본다. 그래서, 마크 월버그 주연의 '마일 22(Mile 22)'를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이 영화 서치 (원제: Searching)를 보게 되었다. 온라인 영화 정보 사이트인 IMDb에서의 평점이 10점 만점에 7.9로 굉장히 높아서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다. 참고로, 마일 22의 평점은 6.1로 서치보다 낮다. 영화 리뷰 사이트로 유명한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선 평론가 평가인 토마토미터(Tomatometer) 91%, 관객 평가(Audience Score) 86%로 마일 22의 22%/48%에 비해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서치'는 일반적인 영화와 같이 어떤 장소나 인물로 시작하지 않고, Windows XP의 화면과 함께 모뎀에 접속하는 '뚜뚜뚜뚜뚜...삐삑삑~ 추~' 의 인터넷 접속음으로 시작한다. 필자는 이 추억의 모뎀 소리를 정말 지겹게 들었다. 사용자로써 인터넷만 접속한 것이 아니라, 이를 서비스하는 인터넷 서비스 중앙에 모뎀을 설치하고 구축하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 모뎀 접속 소리만 듣고도 품질이 좋은지, 접속이 원할하게 되는지 알 수 있을 정도 였다. 어쨌든, 이런 추억의 모뎀 소리를 시작으로, 윈도우 O/S가 맥 OS로 바뀌고 전화기도 아이폰으로 바뀌면서 스크린은 일반 영화 처럼 장소나 인물들이 아니라 각종 IT기기들과 SNS 화면들로 가득 채워진다.
IT 종사자가 아닌, 일발인들은 스릴러 영화인데 이런 장면들이 나와서 처음에는 당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예상과 달리 컴퓨터와 아이폰 화면 만으로도 지루하지 않게 너무 잘 만들었다. 영화는 데이빗 킴 (존 조)의 딸 마고 (미셀 라)가 밤 늦게 부재 중 전화 3통을 남김 후 실종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 '테이큰(Taken)'에서는 리암 니슨이 딸을 찾아 총과 액션으로 승부하지만, 이 영화에서 데이빗은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답게 딸이 남긴 문자 메시지, 컴퓨터, SNS 등에서 흔적과 정보를 찾으며 딸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각종 IT 기기와 서비스들이 영화 속에 흥미롭게 녹아있다.
스릴러 영화이니 줄거리는 여기에 올리지 않는다. 줄거리를 알고 영화를 보면, 정말 스포일러가 될 것이다. 정말 줄거리가 궁금하고 스포일러 상관 없다는 분 만 '나무위키' 줄거리 참조 하시길.
필자는 이 영화에 완전히 동화되고 몰입되어 정말 재미있게 봤다. 영화 속에서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데이빗이 사는 곳이 내가 사는 산호세라 나오는 장소들도 너무나 친숙하고, IT 제품이나 서비스들도 대부분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 본인도 산호세 출신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일반인들도 IT 지식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이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PC, 모바일, CCTV 등의 화면과 SNS, 비디오 스트리밍 등 인터넷 서비스들을 보여주면서도, 스릴러의 추리와 긴장감을 보여주는 연출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일반 스릴러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와 감동 마저 전해 준다.
주요 출연진이 모두 한국계라니!
존 조(John Cho)는 필자가 좋아하는 배우 중에 하나이다. 물론, 한국인 배우이기 때문이고, 나이도 나와 같다. 존 조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6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래서 한국말은 잘 못 한다고. 한국 이름은 조요한이고 아버지가 목사라고 한다. U.C.버클리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드라마 'Boston Common'으로 데뷔했다. 존 조가 알려지기 시작하는 것은 2004년 영화 '해롤드와 쿠마'에서 해롤드 리 역을 맡으면서 부터이다.
존 조는 한국계 미국인 남자 배우로 '로스트(Lost)'의 다니엘 대 킴(Daniel Dae Kim)과 함께 가장 유명한 배우가 아닐까 한다. 특히, '스타트렉'의 조타수 캐릭터인 '히카루 술루' 역으로 잘 알려져있다. 존 조는 ABC 방송의 미드 '셀피(Selfie)'에서 미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남자로 로맨스 주인공 역을 맡았었다. 비록, 시즌1 13화를 끝으로 조기 종영되긴 했지만 아시아계 동양인 배우로써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 '서치'가 놀라운 점은, 주요 배우들 대부분을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로 캐스팅해서 출연시키고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잡지 '베니티 페어'에서는 이 영화가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연한 최초의 주류 스릴러 영화'라고 했을 정도이다. 감독도 2018년에 최초라는 게 정신나간 일이라고 했을 정도.
차간티 감독은 데이빗 가족을 한인 가족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존 조 배우와 함께하기 위해서”라며 “그가 한국계라서 한인 가족으로 설정했고, 나 역시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가정을 많이 접한 경험이 있기에 아주 친숙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감독은 처음부터 존 조를 주연으로 생각하고 각본을 썼다고 한다.
존 조는 “한국계 배우 한 명이 미국 영화에 캐스팅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전체 출연진이 한국계 미국인으로 구성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선댄스영화제에서 미국 관객들에게 한국계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 준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구글 출신 아니쉬 샤간티 감독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에서 근무한 아니쉬 샤간티 감독은 26세에 구글 안경 스팟용으로 제작한 2분짜리 단편영화 ‘시즈’(Seeds)가 유투브에 업로드된지 24시간 만에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스타가 됐다.
이번 작품 '서치'를 통해 장편영화 첫 데뷔를 한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제34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신인감독들에게 영광의 상인 관객상을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나며 전 회차 매진, 상영 후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필자가 영화를 볼 때도, 영화 상영 후 많은 관객들이 박수를 치는 소리를 듣었다.
흥행 역주행
한국에서는 개봉 5일만에 누적관객수 57만을 돌파 했다고 한다. ‘서치’는 개봉 당일 전체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으나, 관객들의 극찬에 힘입어 2위로 당당히 올라섰다. 특히, 개봉 후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예매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후, 개봉 12일 만에 150만명을 모았다고 한다.
평가
IMDb의 평점이 10점 만점에 7.9이지만,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만점이다. 저예산 스릴러 영화를 이렇게 멋지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이 스릴러 영화를 모두에게 추천한다.
- 참조
‘서치’ 50만 돌파, 폭발적 입소문 타고 ‘흥행 역주행’ (한국일보)
존 조 “독창적 스릴러 ‘서치’, 한인 가족 이야기라 더 특별해” (한국일보)
존 조 "한국계 배우와 함께해서 더 기뻐", <서치> 라이브컨퍼런스 현장!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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