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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17, 2019

[미국vs한국] 미국교회와 한인교회


오늘은 여차저차해서 평소 출석하는 한인교회가 아닌 집 앞에 있는 미국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생활하다 보니 미국에 10년 넘게 살았는데도, 미국교회에 나가본 것은 처음이다. 미국 서부나 동부에 사는 한인들은 잘 이해하시겠지만 한국 커뮤니티 안에서 생활하다보면 영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도 평생 아무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분위기가 다른 미국교회의 느낌을 간단히 적어본다.

1. 분위기/예배 형식
일단 분위기는 한인교회와 비슷하게 'Good Morning' 하면서 입구해서 안내자가 반갑게 맞아주며, 주보를 전해준다. 주보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안내 팜플렛과 A4 용지 반 크기의 담임 목사 설교지로 나누어져 있다. 중학생인 둘째를 위해서 장소를 물어보니 안내자가 친절히 해당 장소까지 안내를 해준다.

전체적인 예배 형식은 한인교회에 비해서 매우 간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인교회에서는 찬양, 찬송, 신앙고백, 기도, 헌금봉헌, 찬양, 성경봉독, 설교, 찬송, 축도 등 여러 단계의 절차와 형식이 있다. 미국교회에서는 크게 보면 찬양, 기도, 설교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심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2. 찬양
지금 출석하고 있는 한인교회의 찬양은 크게 두 개로 나누어져 있다. 전통 찬송가를 엄숙하게 부르는 '찬송'이 있고, 그 전에 좀더 자유롭게 좀 비트있는 현대 찬양곡으로 이루어진 '찬양'이 있다. 영화에서 보면 흑인들이 찬양을 신나게 부르는데, 여기 미국교회의 찬양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팝송를 부르다는 느낌의 자유스러운 찬양이다.

아래 사진과 같이 교회의 무대와 강대상도 어느 콘서트장과 비슷해서 좀 놀랐다. 찬양곡 중에 'This I Believe'라고 Hillsong Worship 송으로 유명한 곳이자 가정예배에서 아이들과 종종 불렀던 곡이 나와서 목청껏 부를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나 형태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해 부르는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순수하고 기쁜 마음으로 오로지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3. 설교
한인교회 혹은 한국에 있는 교회 목사님들과 다르게 이 미국교회의 목사님은 청바지와 셔츠 차림의 자유스러운 복장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등장하셔서 깜짝 놀랐다. 역시 미국에선 형식보단 본질, 내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한국교회나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목사님이 이렇게 등장하시면 아마도 속으로 '목사가 저게 뭐야' 하실 분들, 또 어느 커피숍에서 뒷담화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 교회는 3,000명 이상의 성도가 모이는 대형교회라 그런지 한국어과 중국어 통역을 제공한다. 통역기 없이 설교를 들었지만, 'Pentecost (성령강림절)'과 같은 단어는 익숙하지 않아서 영한 사전으로 찾아봐야 했다. 설교의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에 관한 내용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한인교회 목사님과 비슷하게 이 미국교회 목사님도 물건을 이용하여 설교를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였다. 예를 들면, 에베소서(Ephesians) 1장13절에 '복음의 말씀을 듣고 믿으면 성령의 인치심을 받는다'는 성경 구절이 있는데, 'My Life'라는 편지 봉투와 'Holy Spirit'이라고 써진 카드를 들고 나와서 이 카드를 봉투에 넣고 침을 발라서 봉한다. 여러 사람들이 이 장면에서 박수를 친다.

핵심은 우리가 복음의 말씀을 듣고 믿고 시인하면, 성령이 우리안에 이미 들어와 있고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나쁜 생각을 하고 죄를 지을 때는 나갔다가, 착하고 좋은 일을 하면 다시 돌아오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죄 지으며 살아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라며, 에베소서 4장30절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 그 안에서 너의가 구원의 날까지 인치심을 받았느니라 (And do not bring sorrow to God's Holy Spirit by the way you live. Remember, he has identified you as his own, guaranteeing that you will be saved on the day of redemption.)'도 덧붙이신다.

설교 메모 용지에는 한인교회 목사님과 비슷하게 중간 중간 괄호( )을 배치해 놓으셨다. 설교들 듣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4. 느낌
형식면에선는 전체적으로 복잡한 형식과 절차가 없어서 좀더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분위기는 미국인들이 많아서 좀 어색했다. 찬양도 옛날 찬송이 아니라서 엄숙한 감정보다는 좀더 즐거운 기분으로 부를 수 있었다. 설교는 영어라 귀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성경 내용에 충실한 설교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한인교회든 미국교회든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그 형식과 절차 혹은 내가 중심이 아니라 그 본질이신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이다. 아주 자주 우리는 그 '본질'을 망각하고 겉으로 보이는 형태에만 집착하여 옆으로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집중과 단순함(Focus and Simplicity)'라는 원칙을 붙들고 살았듯이, 우리도 매일의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원칙'을 항상 상기하며 살 필요가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스마트폰, 메신저, SNS 등이 수시로 우리를 불러대는 시대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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