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2, 2020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퀴비(Quibi)' 이용 후기

10분 미만의 짧은 영상인 '숏폼(short form)'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OTT)로 화제를 모았던 '퀴비(Quibi)'를 2개월 사용해봤다. 4월 6일부터 6월 2일까지 무료 체험기간(free trial)이었다. 솔직히 2개월 동안 본 콘텐츠가 많지 않지만, 숏폼으로 짧게 후기를 남겨본다.

퀴비는 화려하게 등장했다. HP·이베이 최고경영자(CEO)자 출신 맥 휘트먼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을 지낸 제프리 카젠버그가 함께 창업했다. 투자금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파트너도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 등과 같은 유명인을 영입했다. 제니퍼 로페즈,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등 유명 배우들도 합류했다.




퀴비는 출시 첫 주에만 17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맥 휘트먼 CEO는 CNBC 방송에 출연해 다운로드 170만은 퀴비의 예상치를 넘은 수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첫 주의 순조로운 반응과 달리 6월엔 하루 2만건 이하 다운로드로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1년 4월까지 가입자가 200만명으로 예상된다고 했는데, 이는 퀴비의 목표 700만명에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 숏폼 영상(Short Form)

의외로 10분 이내의 영상이 한 편인 드라마도 괜찮았다. 스토리가 좋고 잘 찍은 영상은 일반 미드 시간인 40~60분보다 짧아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 턴스타일(Turnstyle) 


가로로 보면 넷플릭스 등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이 보이고, 세로로 보면 주인공의 얼굴이나 인물에 클로즈업 되어서 보인다. 처음 몇 번 볼 때는 신기해서 보면서 계속 돌려보면서 감상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하진 않을 것 같다. 미디어에서도 많은 사람이 비슷한 얘기를 한다.


  • TV 스트리밍

퀴비는 타겟 목표를 모바일 시청자로 잡았기에 처음엔 크롬캐스트 등을 통해 TV로 스트리밍하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다. 이용자의 불만이 폭주했으리라. 6/12일에야 크롬캐스트, 에어플레이(AirPlay)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에 익숙해졌다지만, 아직 영화는 큰 화면으로 보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 가격

비싸도 너무 비싸다. 광고 시청이 포함된 가격이 월 4.99달러, 광고 없는 가격은 월 $7.99다.

넷플릭스의 베이직(Basic) 멤버십이 $8.99달러(HD 지원하지 않고, 동접 1명)로 퀴비의 가격과 $1불 차이밖에 안 난다. 또한, 디즈니플러스(Disney+)의 월 6.99달러보다 비싸다. 이동통신사 버라이즌(Verizon) 무제한 요금제 고객에겐 디즈니플러스 1년 멤버십을 준다.

콘텐츠는 많지 않지만 애플TV 플러스(Apple TV+)도 광고 없이 월 $4.99달러다. 더구나 애플은 신형 제품을 사면 1년 무료 멤버십을 주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Prime)도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제공하는데, 프라임 멤버십 회비가 연 $119불, 월 $9.92불 수준이다. 물론 아마존은 이틀 무료 배송, 무제한 사진 스토리지 용량 등 수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 콘텐츠

도대체 이런 수준과 양으로 어떻게 오픈할 생각을 했는지 의아할 정도다. 아래 이미지와 같이 보통 많이 보는 액션 & 드라마(Action & Drama)가 6개 밖에 없다. 이것도 숏폼인가…--;
자주 보지 않는 내가 이런데, 매일 본다고 생각하면 일주일 정도면 정말 볼 콘텐츠가 없을 거다. 넷플릭스의 사례를 보듯, 시청자들은 콘텐츠가 좋으면 비싸도 지갑을 연다.

퀴비는 광고를 포함하지만 무료로 영화·드라마를 보여주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만큼의 콘텐츠도 없다. 폭스(Fox) 그룹이 인수한 투비(Tubi)나 IMDb TV에서 무료 제공하는 콘텐츠를 보면 양도 많고 괜찮은 영화나 드라마도 꽤 올라온다.


▶ 요약

뚜껑을 너무 일찍 열었다. 설익어도 너무 안 익었다고 표현해야겠다. 익지 않은 쌀알을 씹는 기분이었다.
몇 개 시청한 후 흥미를 잃었다. 오히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투비(Tubi)나 IMDb TV에 볼 게 더 많아 보인다.

내가 보기엔, 광고가 포함된 멤버십은 $4.99달러가 아니라 무료, 광고 없는 가격이 $4.99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하더라도 디즈니플러스와 겨우 $2불 차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디즈니와 픽사, 어른들이 좋아하는 마블, 골수팬들이 많은 스타워즈, 그리고 내셔널지오그래픽도 있다.

퀴비는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대로 가다간 이용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당할 것이다. 퀴비는 턴스타일과 같은 허설푼 혁신이 아니라, 가장 기본인 콘텐츠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 킬러 콘텐츠 말이다.



* 참고 자료 및 출처
1조 깔고 시작한 모바일 전용 OTT ‘퀴비’의 고전... "소비자 본능과 반대" (조선비즈)
‘숏폼 OTT’ 경쟁 불지른 퀴비, 출시 첫 주만에 170만 다운로드 (아시아경제)
시원찮은 '퀴비'…숏폼 '쉽지 않네'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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