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 권으로 정리하는 4차산업혁명
- 인문학과 경제학의 관점으로 보는 혁명과 그 미래최진기 저
이 책은 예상외로 기술 분야 종사자가 아닌 인문학 강사에 의해 쓰였다. 최근 한국에서 가장 핫한 기술 용어가 바로 '4차 산업혁명'이 아닐까 한다. 미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 용어지만, 핵심은 과거 기술 영역에만 머물러 있던 IT 기술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제조업과 ICT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다시 말하면, 제조업체가 ICT 기업이 되거나 ICT 기업이 제조업체가 되면서 그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것이다.
강사 출신 저자라 그런지 1차 산업혁명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이야기식으로 잘 풀어내고 정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국가는, 기업은, 또 개인은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지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각 장 끝에 아래와 같이 '한Q에 정리하기'라는 페이지로 요약 정리하여 머리에 쏙쏙 들어오도록 잘 편집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3차 산업혁명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서 그리 중요하게 다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인터넷, 인공위성, 스마트폰 등의 기술 혁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닦았다. 무엇보다도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가 글로벌하게 연결되었다. 이는 과거 특정 계층과 집단에 독점되던 지식과 정보들이 일반 개인에게도 전파되었음을 뜻한다. 아마 공학도 출신 저자라면 3차 산업혁명에 대해 더 비중 있게 다루었을 것이다. 반대로, 책 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인문학과 경제학의 관점으로 본 기술 혁명이라 색다른 관점을 갖고 기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책 표지 뒷면에 잘 요약되어 있듯이, 국가로부터 시작해서 과연 개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로 잘 끝맺음하고 있다. 개인은 창의력을 기반으로 융합적 사고를 길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의 발전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미래를 상상해보면 당연한 예측일 수 있다. 하지만, 창의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는 또 다른 숙제다. 저자는 인문학 강사답게 '여행'과 '독서'를 추천하고 있다. 아울러 '자유', '긍정 유인', '낯설게 하기'의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공학도 출신 IT인이지만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고 공감한다. 전 세계의 어느 민족보다 뛰어난 한국인이 과학 분야의 노벨상을 못 받고 있다. 또한, OECD 주요 국가의 청소년 공부 시간은 한국이 최고이며, 대학진학률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글로벌 창의성 지수(GCI: Global Creativity Index)는 139개 국가 중 31위로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2015년 기준)
무엇보다 '독서'와 '자유'의 부족이 큰 문제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통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여러 분야의 지식을 통섭해야 하는데, 대학 입시만을 위해 고정된 지식에 목숨을 걸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자유'로운 생각과 시도를 하기 어려움은 당연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힘들다. 한국의 리더들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잘 대비하기 위해 독서를 통한 깊은 통찰이 있기를 기원해본다.
* 4차 산업혁명 관련해서 읽어보면 좋은 분석맨의 글: AI는 소프트웨어를 먹어 치울 것이다
책 속에서...
정치 혁명이 정치권력에서 질적인 전환이 일어난 것이라면, 산업혁명은 생산성에서 질적인 변화를 일으킨 것입니다.헤겔이 언급하고 마르크스가 완성한 변증법으로 경제 혁명을 해석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양적 변화가 축적되면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모든 혁명은 질적 변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물은 1도에서 99도까지 아무리 데워도 여전히 액체 상태에 불과하죠. 그런데 99도에서 100도가 딱 되는 순간 기체로 변합니다. 이것이 질적 전환입니다. 이렇듯 혁명은 반드시 질적 전환을 수반합니다.
P.30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에서 왔습니다. 네 번째 산업이라는 것입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무엇일까요?
최초의 인더스트리 4.0 공장이라는 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을 봅시다. 이 공장은 생산 라인 자체가 자동화되어 있습니다. 이 공장의 성공으로 인더스트리 4.0이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인더스트리 4.0이 독일 공장에서 나온 용어라는 데에 주목해야 합니다.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탄생한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공장에서 나왔다는게 더 중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다보스 포럼의 슈밥 회장의 말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P.61-62
어떤 국가가 4차 산업혁명의 파도 속에서 승리할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CES에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합니다.
CES에서 제품을 선보이는 나라들이 어디입니까?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독일 5개국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올림픽 메달을 몇 개국이 독식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따금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보일 뿐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영국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나름의 경제대국의 자리가 없다는 겁니다. 이 국가들의 공통점은 세계 경제 구조 속에서 제조업의 기반을 상실한 국가들이라는 것입니다.
P.100
변하지 않는 시대에는 세상 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시대에는 그 변화에 주목하지 않는 사람은 생존 자격을 박탈당하고 맙니다.
정치적 혁명도 그렇지만 경제적 혁명 역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P.235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