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5, 2019

[영화 리뷰] 나의 마더 / I Am Mother (2019) 줄거리와 해석


영화 평점: IMDB - 6.8, 로튼 토마토 지수 - 90% (2019년 10월 현재)


나의 마더 / I Am Mother (2019): 미래의 인공지능 엄마


이 영화는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아이 엠 마더(I Am Mother)'가 아니라 '나의 마더'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제니퍼 가너' 주연의 같은 제목의 영화 '아이 엠 마더(원제: Peppermint)'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 리뷰에서는 평소의 감상평보단 해석 위주로 적어 본다. 영화가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한번 봐서는 전체 내용을 해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작품에 대한 줄거리, 결말 등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시청 후에 읽어 보길 권한다.

I AM MOTHER | Official Trailer | Netflix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인공지능 로봇인 마더(Mother)를 제외한 인간 연기자는 겨우 두 명의 역할이다. 이렇게 단 두 명의 역할 - 엄마와 딸 - 만으로도 영화는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고 지루하지 않게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인공지능 로봇 '마더(Mother)'와 '딸(Daughter)'

영화는 지구에서 인류가 멸종하고 외부와 차단된 벙커 시절에서 시작한다. 인공지능 로봇 마더(Mother)가 63,000개의 인간 배아 중 하나를 선택해 인큐베이터에서 신인류인 딸(Daughter)을 출산시킨다. 이후 딸을 정성으로 키우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영화 내에서 이름을 부르지 않고 서로 '마더(Mother)', '도터(Daughter)'로 부르는 부분도 엄마와 딸과 관계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킨다.

마더(Mother)는 본래 인류가 멸망할 경우 다시 인류를 재생산하여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인류의 잔혹함과 비윤리를 보고 기존 인류를 대체할 완벽한 인간을 만들 생각을 가지게 되어 스스로 전쟁을 일으켜 인류를 멸망시켰다. 마더는 하나의 단일 로봇이 아니라 수많은 로봇(드로이드)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다. 따라서 딸이 줄곧 마더라고 알고 있었던 로봇 역시 진짜 마더의 본체가 관리할 수 있는 수많은 로봇 중 하나이다.

주인공 딸의 사용자 이름은 APX03로, 이전에 APX01과 APX02가 존재했으나 실험에 실패하여 마더가 세 번째로 키우고 있다. 초반부에 인류 멸망 시점 1일째 되던 날 배아 했던 태아는 APX01이었으나, 이후 우리가 보는 주인공은 사실 APX01과 APX02 이후의 APX03이다. 초반부에 주인공이 현재만큼 성장했을 때 '인류 멸망 이후 13,867일'이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이는 약 38년으로, 주인공의 현재 나이보다 시간상 훨씬 지났음을 알 수 있다.


마더(Mother)는 갓난 아이 때부터 우유를 먹이고, 기어 다니고 걷기 시작하고 뛰어다니는 아이가 될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딸을 키운다. 딸이 자라는 벙커 시설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되어 어떤 위험도 없다. 딸은 바깥세상을 보고 싶어 하지만, 마더는 아직 위험한 상태라며 외부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다. 그러나 이렇게 평화롭게 지내던 평온함도 사춘기가 된 딸의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다.


여성(Woman)

어느 날 갑작스럽게 정전이 되는데 그 원인이 외부에서 들어온 쥐 한 마리 때문이었다. 소녀는 벙커 밖 외부 세상에 다른 생명체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딸은 마더에게 바깥 세상이 안전하지 않냐고 묻지만, 마더는 아직 위험하다며 쥐를 태워버린다. 하지만, 딸은 마더가 충전하고 있는 밤에 혼자 외부로 연결된 이중 차단문에 가본다. 이때 우연하게도 상처를 입은 인간 '여성(Woman)'이 도움을 청하며 들여보내 달라고 호소한다.


딸은 마더 몰래 상처 입는 여성을 안으로 들여보내지만 마더에게 들켜 결국 셋은 서로 만나게 된다. 인간 여성은 마더를 드로이드라며 극도로 증오하고 두려워한다. 이 드로이드가 인간을 잔인하게 죽이고 멸종시켰기 때문이다. 마더는 그 여성을 쫒아내길 원하지만, 딸은 그녀를 치료해주고 돌보길 원한다.
여성은 딸에게 마더를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딸은 마더가 좋은 드로이드이고 다친 여성을 치료해 줄 거라면서 설득한다. 이렇게 인간 여성이 회복되어 가는 사이 딸은 같은 인간인 여성에게 유대감을 느끼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한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딸이 과연 태어날 때부터 키워준 마더를 선택해 남을 것인가, 자신과 같은 인간인 여성을 따라갈 것인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사춘기 소녀답게 딸은 여성의 일기 속에 그려져 있는 남자아이의 스케치에 관심을 보이며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인간 여성은 바깥에 사람들이 생존해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면서 딸에게 같이 나가자고 한다. 딸은 여성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마더의 거짓말을 확인하며 점점 더 의심한다. 마더는 이렇게 나가고 싶어 하는 딸에게 동생을 만들어 줄 테니 나가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결국 딸은 바깥세상과 다른 인간에 대한 호기심에 마더가 충전하는 밤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 딸은 여성이 사는 바닷가에 있는 컨테이너에 도착했지만, 보고 싶어 했던 남자아이나 다른 생존자들이 없고 여성이 거짓말을 했음을 알게 된다. 이에 딸은 앞으로 태어날 남자 동생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원래 살던 벙커 기지로 돌아오게 된다. 

마더는 딸에게 동생만 놓고 나간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딸은 이 남동생을 안고서 마더에게 자신이 동생을 돌볼 수 있다고 호소한다. 마더는 딸을 키운 것은 앞으로 많은 동생을 돌보기 위해서였다고 말하면서 죽는다.

"난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만들어졌어. 두고 볼 수가 없었단다. 인류가 자기 파괴적인 본성에 서서히 굴복하는 모습을"
"난 개입해야 했어 내 창조자들을 향상하기 위해서"
"옛 세상에서 죽은 것보다 더 많은 인간이 새로운 세상에서 번영할 거다"

하지만 마더는 로봇 몸체만 죽었을 뿐 실제적인 기억 등은 다른 로봇으로 옮겨간다. 딸은 남동생을 안고 있고 이때 마더가 불러주던 자장가 노래가 들린다. 이후 딸은 수많은 인공 태아들이 보관된 시설을 바라보며 영화가 끝난다. 딸이 인공지능 로봇 마더의 역할을 신인류의 어머니로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장면과 의미 해석


  • 공리주의(功利主義, Utilitarianism) 테스트,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마더가 딸을 교육하는 도중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낸다. 5명의 중상을 입은 환자들이 있다. 이때, 거의 곧 죽을 수 있는 환자 한 명이 들어온다. 만약 이 환자를 치료하지 않고 죽으면 그 장기를 이용해서 5명의 환자를 살릴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명의 환자를 살리면 나머지 5명의 환자가 죽는다. 너는 이 환자를 살릴 것이냐 말 것이냐?

이는 영국의 '벤담', '존 스튜어트 밀' 과 같은 공리주의자가 내세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말로 유명한 공리주의와 연관된 테스트다. 공리주의에 의하면 보편적 다수의 이익을 위해 한 명의 환자를 희생시켜야 한다. 딸은 이런 공리주의에 의문을 던진다.

"만약 내가 살린 다섯 명 중에 살인자나 범죄자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이에 마더는 "모든 인간에게 고유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모든 인간에겐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이 있잖아" 라고 반문한다. 딸은 "칸트를 배울 때는 그랬죠"라고 답변하며 이 테스트를 통과한다.

  • APX01과 APX02의 존재
APX01는 외부에서 들어온 인간 여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영화에서 100% 확실한 대답을 주진 않는다. 딸이 이 여성과 머리카락 색이 같다는 점, 얼굴도 약간 닮았다는 점, 인류 멸망 이후 13,867일(38세)에 해당하는 나이, 그리고 소각장의 잿더미 속에서는 아래턱은 하나였던 사실 등이다.


영화의 후반부에 마더는 여성이 사는 컨테이너에 나타나 "네 엄마가 누군지 기억해? 이상하지 않아? 넌 왜 다른 사람과 달리 이렇게 오래 살아남았을까? 누군가에게 쓸모가 있어서 그런것 같잖아", "이젠 더이상 아니야"라면서 문을 닫는다. 이는 그동안은 마더가 APX01(인간 여성)을 일부러 살려 두었고 APX03(딸)이 신인류 선정 테스트에 합격했으니, APX01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어졌기에 죽이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녀가 APX01이란 사실은 물병, 쟈니 카슨쇼에 대한 기억, 제이컵 부부가 아기로 발견된 자신을 길러줬다는 등의 힌트로 알 수 있다.
APX02는 마더의 테스트에 실패하여 죽임을 당한 후, 불태워져 소각당했다.

  • 신인류를 위한 마지막 테스트 - 모성애
마더는 APX01(인간 여성)이 테스트에 실패한 이후, 소각하지 않고 외부 세계로 의도적으로 내보내졌다. 이후, 마더는 딸(APX03)을 테스트할 목적으로 인간 여성(APX01)을 총상을 입혀 불러들이고 딸의 의술과 인성을 테스트한다. 딸은 바깥 세상으로 나가지만, 남동생을 찾기 위해 다시 벙커 기지로 돌아온다. 이 또한 딸의 '모성애'을 테스트하려는 마지막 관문이 아니었을까?


마더는 딸이 이미 최종 테스트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 같다. 딸이 인간 여성과 밖으로 나갔을 때 보면, 안드로이드가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이는 신인류가 먹을 수 있도록 마더가 미리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신과 닮은 인간 엄마가 아닌, 앞으로 태어날 남자 동생을 선택하고 벙커로 돌아감으로써 마더가 의도한 테스트에 최종 합격하게 된다. 자기 파괴적인 인간들이 신인류의 신세계에서 업그레이드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특성을 마더는 '모성애'로 본 것이다. 모성애는 아무 댓가를 바라지 않고 무한히 베푸는 '사랑'이다. 마더는 APX02를 죽이고 태워버릴 정도로 잔인하지만, 인간이 지닌 '모성애'를 신인류가 지탱할 수 있는 성품으로 봤다는 점에서 참 아이러니하다.
이와 반대로, 딸과 닮은 인간 여성 APX01은 자신의 목적(외로움을 달래기 위한?)을 위해 딸에게 거짓말을 해서 데리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 이미 윤리적인 테스트해서 실패 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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