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다양한 글을 좀 더 빨리 읽으시려면, 구독해 주세요. '구독'은 글 쓰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Monday, March 9, 2020

[미국vs한국] 미국에선 왜 재택근무가 흔한가?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WHO 공식 명칭, '코비드-19(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한국에도 재택근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렇게 한국에서 이제야 불고 있는 바람이 미국에선 이미 일상화되어 있다. 심지어 미국 근로자 중 90% 이상이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원격 근무나 유연 근무를 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전 세계에서 정기적으로 원격근무를 하고 있는 근로자 비율 (Poly)
"미국 근로자 90%, 정기적으로 원격 근무" (지디넷)

그렇다면 미국에선 왜 이렇게 재택근무가 흔한가?
여러 가지 요인이 많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 세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 말하는 문화이다.
동서양에는 오래된 관습이 굳어진 문화적 차이가 있다. 미국은 '말하는' 문화다. 우리는 영국 정치인들 하면 국회의원들이 마치 서로 싸우듯이 토론하는 장면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발표가 많고, 한국처럼 일방적인 주입식 공부 방식이 아닌 그룹별 숙제도 많다. 한국은 어떠한가? 조선 시대 사극을 보면, 신하들이 상소문를 올리고 임금은 그 글을 읽고 답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회사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필자도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더 오래 해서 잘 안다. 상사에게 어떤 프로젝트나 문제를 보고하려면, 그냥 말로 하는 경우는 드물다. 파워포인트, 아니면 최소한 한두 장의 워드 보고서라도 만들어 프린트한 후에 보고를 한다. 한마디로 '문서(글쓰기)' 위주의 관습이 정착되어 있다.

반면, 미국은 '말하기' 중심이다. 필자도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7년이 넘었지만, 프로젝트 때문에 장황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나 워드 문서를 만든 기억이 거의 없다. 주간 보고도 한때는 이메일로 보고 하던 때가 있었지만, 큰 프로젝트로 인해 서로 바쁘다 보니 그냥 주간 미팅에서 말로 해서 끝낸다.

더구나, 미국인들은 뭔가 애매하거나 서로 의견이 상충하는 경우 이메일로 주고받는 경우보다 말로 토론을 해서 합의점을 도출하려는 경향이 있다. 필자가 받는 개인적인 느낌은, 법적 근거나 있는 이메일보다 자연스럽게 협의할 수 있는 컨퍼런스콜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메일의 경우, 내가 실수로 잘못 쓴 경우 상대방이 다른 팀에 공유하거나 민감한 사안의 경우 빼도 박도 못하는 증빙 서류가 된다.

둘째, 미국은 땅이 넓다.
좀 심하게 과장하면 한국과 같은 나라 51개가 모인 정도로, 그만큼 땅이 넓다. 이 의미는 비행기를 타고 가지 않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에선 주요 기업들이 서울·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어, 서로 쉽게 만나서 미팅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지방에 지사가 있는 경우에도 하루 만에 갔다 올 수 있다.

반면, 미국은 주가 다르고 시차마저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화를 통한 음성 혹은 영상을 통한 화상 컨퍼런스콜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지리적인 특성이 한미 간 차이가 나고, 미국에선 이동 시간이 더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어 있다.

셋째, 철저하게 돈이 우선이다.
미국에선 철저하게 논리적이고 냉정하게 '', 즉 '생산성'이 우선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오늘 몸 상태가 좀 안 좋다고 해보자. 미국에선 상사가 보통 집에서 쉬라고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라고 한다. 회사에 나오는 경우,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도 있고, 출퇴근하는 사이에 에너지가 소모되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집에서 재택근무하면서 그냥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집중하고 쉬는 게 낫다.

반면, 한국은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다. 예의와 안부를 중요시해서, 몸이 아파도 일단 출근해서 상사에게 눈도장이라도 찍어야 한다. 기침 좀 하면서 아픈 티를 내면, 상사가 집에 가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업무 성과나 실적 이외에 협업·인화단결·관계 등을 중요시하므로 출근해야 하는 문화 특성이 더 강하다. 미국은 철저하게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다. 업무 성과가 나오면 어디서 일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철저하게 논리적이고 냉정하다. 반면, 단점은 한국 직장 문화처럼 끈끈한 동료애가 약하다.

필자도 때론 한국 직장에서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잔하며 담소도 나누고, 퇴근해서 치킨에 맥주 마시며 상사 뒷담화도 하던 그때가 그립다.


▶ 함께 읽어보면 좋은 관련 글: [미국vs한국] 미국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는?


※ 재택근무을 위한 원격회의·협업 솔루션을 아래에 링크해 본다.
원격회의 도구 안내 (ETRI 김도영 박사)
코로나19 무료 재택근무 솔루션 무엇이 있나 (바이라인네트워크)
나에게 딱맞는 협업 솔루션을 찾아서, Cisco, Microsoft, Zoom, Lifesize, JANDI (Shared IT)
“무료 원격 제어 솔루션” 협업을 위한 화면 공유 프로그램 15가지
재택근무 10년차가 직접 써보고 권하는 '8가지 툴'

2 comments:

  1. 다음에 한국 들어오시면 '정말 오랜만에' 얼굴 보면서 치킨과 맥주, 그리고 오래된 묵은 이야기들이라도 함께 나눠보도록 하죠. 한참 젊었을 때 저녁에 들르던 맥주집과는 좀 많이 다르겠지만 말이죠. ^^

    ReplyDelete
    Replies
    1. 네, 말씀만으로도 기분이 좋네요. ^^ 페북을 통해 연결되어 있고, 종종 소식을 보니 아주 멀게 느껴지진 않지만…. 정말 오래되긴 했네요. 세월이 화살 같네요.

      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