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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6, 2020

치열함에 대하여


 “내가 나 자신을 반복해서 흉내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 과거는 더 이상 내게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 나 자신을 베낄 바에야 차라리 다른 사람을 모방하겠다. 그러면 적어도 새로운 면을 추가할 수는 있을 테니 말이다. 아무튼 난 새로운 걸 발견하기를 좋아한다.”

하워드 가드너의 책 '열정과 기질'에 나오는 피카소의 말이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일반인의 눈에 피카소의 그림은 너무 단순해 보인다. 어떤 그림은 "나도 그릴 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림도 있다. 하지만 그의 그림이 그렇게 단순화로 완성되기까지 섬세한 묘사와 디테일한 과정이 숨어있다. 아래 그림이 이를 보여준다.


뉴욕타임즈는 애플이 아이폰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을 피카소의 황소 연작과 비교했다. 피카소가 위대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디테일을 제거했던 것처럼 애플의 디자인 철학도 단순함이다.

단순함을 이루기 위해서는 치열함이 요구된다. 집착과도 같은 치열함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컴퓨터 안에 들어가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단순함에 집착했다.

한때 공병호씨의 책들을 많이 읽었다. 그의 책이 여러 책을 적절히 배합해서 찍어낸 책들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의 책을 관통하는 '치열함'이란 단어를 통해서 나를 채찍질할 수 있었다. 그는 자기 발전을 위해서 치열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자신이 주말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 투자했다. '공병호'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성공했다.

피카소의 황소 그림을 보면서 '치열함'에 대해서 묵상한다. 11번 그림만 보면, 그저 선 몇 개를 그려놓은 것 같지만, 그 전에 1~10번과 같은 치열한 노력의 과정이 있었다.

부끄럽게도 내 인생에 치열함의 경험이 많지 않다. 뭔가 한 가지에 몰입해서 끝장을 내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많이 배우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가 되었다. 제너럴리스트가 나쁜 건 아니다. 많은 일에서 제너럴리스트의 통합적 사고와 자질이 요구된다.

치열함이란 물이 끓는 온도와 같다. 적당히 노력해서는 결코 100도에 도달할 수 없고 물이 끓지 않는다. 치열함의 결과는 '창조'가 아닐까 한다. 물이 100도에 도달해 변화가 생기는 것처럼 치열함을 통해 뭔가가 만들어진다. 0(무)에서 1(유)로의 변화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치열함을 통해 '창조'의 결과가 나오게 하는 노력이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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